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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

일월산, 해와 달을 처음 만나는 곳 8월 20일 토요일, 간간히 뿌리는 비를 맞으며 일월산을 다녀왔다. 오랫만에 형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한 후에 형님과 이런 시간을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머님께서도 흐믓해 하신다. 아침 일찍 도시락을 직접 챙겨주신다. 길쭉한 사각형 도시락에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먹으라 하시며 밥을 담으신다. 점심으로 고기먹을 때 찍어 먹으라며 참기름으로 기름장도 만드신다. 괜시리 어린 시절 소풍가는 기분이다. 늘 그렇지만, 집에 오면 나는 둘째에 지나지 않는다. 어머님과 형님이 모든 것을 챙기신다. 난 그저 내 짐 보따리만 챙긴다. 도시락과 버너를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출발전에 날씨 앱을 확인해 보니 흐림에 강수확률은 30% 정도 된다. 하지만, 바깥은 30%의 확률에 속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오.. 더보기
곰배령, 야생화가 있는 자연의 뜰 꿈속에서, 아주 깊은 꿈속에서, 단조로운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나는 어디서 왜 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일까? 새벽 다섯 시를 외쳐대는 알람소리다. 두 시 넘어서 겨우 잠들었다. 일어나야 한다는 마음을 몸이 짓누룬다. 어제 저녁 파주로 워크샵을 갔었고, 오랫만에 프로젝트팀원과 고객분들이 어울리다보니 발효음료도 약간 있었다. 떠나지 못하도록 잡아채는 분위기 때문에 11시를 넘은 시간에 자리를 빠져나왔다. 서둘러 출발준비를 한다. 등산복을 입고, 비옷을 챙기고, 여분의 옷도 챙긴다. [금요일 저녁 확인한 날씨 예보] 비올 확률 90%. 그런 곳을 향해 가는 마음이란 비쯤이야 젖을테면 젖으라지. 산에 오면, 비가 흐르든 땀이 흐르든, 둘 중에 하는 흘.. 더보기
석파령 너미길, 2011년 새식구들과 함께(2/2) 1. 점심 시간 드디어 식당이다. 산 중에 자리 잡은 식당답지 않게 꾸며놓은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주차공간에 깔린 자잘한 자갈이며 식당앞 정원이 범상치 않다. 마당골. 모두들 들어서자 말자 땀을 닦으며 지나온 길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메뉴를 받아 들고 시원한 뭔가를 찾는다. 동치미 막국수가 눈에 띈다. 모두들 의견일치. 동치미 막국수 ~ 몇몇은 곱배기로 주문한다. 열기를 뚫고 넘어온 고개길이 만만치 않았던가 보다. 잠시 후 난감한 상황 발생. 막국수는 고기를 먹은 후에 주문하는 후식메뉴라고 하신다. 어쩐지 앞쪽 정원 분위기가 너무 화려했다... ㅠㅠ 모두들 더위에 지쳐 고기메뉴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주인 어른이랑 잠시 협상 후에 동치미 막국수를 내주기로 했다. 그에 대한 보답(?).. 더보기
석파령 너미길, 2011년 새식구들과 함께(1/2) 1. 우리가 걸었던 길 다음지도(local.daum.net)에서 석파령은 아래 A로 표시된 지점이다. 우리가 걸었던 길을 대략 추적해보면 직선거리로 약 10Km정도이다. 실제로는 구불구불 산길을 걸은 동료들은 10이라는 숫자에 억울해 할 지 모른다. 위에서 내려보니 별 일 없을 것 같은 산길로 보이지만 우리는 나름 이렇게 기록할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좀 더 이쁘고 정확한 거리가 나와 있는 지도를 보자. 석파령 너미길 들어가는 곳에 예현병원이 있다. 그곳에 자그마한 푯말이 서 있다. 우리가 걸었던 길은 지도의 아래로부터 시작하여 석파령을 너머 덕두원리, 그리고 수레너미 고개를 넘어 방동리 마을회관 앞으로 이어지는 대략 15Km 좀 못 되는 길이었다. 길 안내 글에 보면, "경춘국도가 개설되기 전 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