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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산, 해와 달을 처음 만나는 곳 8월 20일 토요일, 간간히 뿌리는 비를 맞으며 일월산을 다녀왔다. 오랫만에 형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한 후에 형님과 이런 시간을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머님께서도 흐믓해 하신다. 아침 일찍 도시락을 직접 챙겨주신다. 길쭉한 사각형 도시락에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먹으라 하시며 밥을 담으신다. 점심으로 고기먹을 때 찍어 먹으라며 참기름으로 기름장도 만드신다. 괜시리 어린 시절 소풍가는 기분이다. 늘 그렇지만, 집에 오면 나는 둘째에 지나지 않는다. 어머님과 형님이 모든 것을 챙기신다. 난 그저 내 짐 보따리만 챙긴다. 도시락과 버너를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출발전에 날씨 앱을 확인해 보니 흐림에 강수확률은 30% 정도 된다. 하지만, 바깥은 30%의 확률에 속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오.. 더보기
곰배령, 야생화가 있는 자연의 뜰 꿈속에서, 아주 깊은 꿈속에서, 단조로운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나는 어디서 왜 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일까? 새벽 다섯 시를 외쳐대는 알람소리다. 두 시 넘어서 겨우 잠들었다. 일어나야 한다는 마음을 몸이 짓누룬다. 어제 저녁 파주로 워크샵을 갔었고, 오랫만에 프로젝트팀원과 고객분들이 어울리다보니 발효음료도 약간 있었다. 떠나지 못하도록 잡아채는 분위기 때문에 11시를 넘은 시간에 자리를 빠져나왔다. 서둘러 출발준비를 한다. 등산복을 입고, 비옷을 챙기고, 여분의 옷도 챙긴다. [금요일 저녁 확인한 날씨 예보] 비올 확률 90%. 그런 곳을 향해 가는 마음이란 비쯤이야 젖을테면 젖으라지. 산에 오면, 비가 흐르든 땀이 흐르든, 둘 중에 하는 흘.. 더보기
석파령 너미길, 2011년 새식구들과 함께(2/2) 1. 점심 시간 드디어 식당이다. 산 중에 자리 잡은 식당답지 않게 꾸며놓은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주차공간에 깔린 자잘한 자갈이며 식당앞 정원이 범상치 않다. 마당골. 모두들 들어서자 말자 땀을 닦으며 지나온 길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메뉴를 받아 들고 시원한 뭔가를 찾는다. 동치미 막국수가 눈에 띈다. 모두들 의견일치. 동치미 막국수 ~ 몇몇은 곱배기로 주문한다. 열기를 뚫고 넘어온 고개길이 만만치 않았던가 보다. 잠시 후 난감한 상황 발생. 막국수는 고기를 먹은 후에 주문하는 후식메뉴라고 하신다. 어쩐지 앞쪽 정원 분위기가 너무 화려했다... ㅠㅠ 모두들 더위에 지쳐 고기메뉴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주인 어른이랑 잠시 협상 후에 동치미 막국수를 내주기로 했다. 그에 대한 보답(?).. 더보기
석파령 너미길, 2011년 새식구들과 함께(1/2) 1. 우리가 걸었던 길 다음지도(local.daum.net)에서 석파령은 아래 A로 표시된 지점이다. 우리가 걸었던 길을 대략 추적해보면 직선거리로 약 10Km정도이다. 실제로는 구불구불 산길을 걸은 동료들은 10이라는 숫자에 억울해 할 지 모른다. 위에서 내려보니 별 일 없을 것 같은 산길로 보이지만 우리는 나름 이렇게 기록할 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좀 더 이쁘고 정확한 거리가 나와 있는 지도를 보자. 석파령 너미길 들어가는 곳에 예현병원이 있다. 그곳에 자그마한 푯말이 서 있다. 우리가 걸었던 길은 지도의 아래로부터 시작하여 석파령을 너머 덕두원리, 그리고 수레너미 고개를 넘어 방동리 마을회관 앞으로 이어지는 대략 15Km 좀 못 되는 길이었다. 길 안내 글에 보면, "경춘국도가 개설되기 전 춘.. 더보기
훌륭한 아키텍처란 (2010 버전)? 훌륭한 아키텍처에 대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평가를 해야 하고 평가를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너무나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아키텍처 평가 문제는 바로 이 기준이 없거나 애매모호 하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된다. 아키텍처 평가를 위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찾기가 어렵다. 아키텍처 설계 과정에서 수행하는 일련의 의사결정은 옳고 그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객관적으로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너무나 일반적인 느낌이 드는 그래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두가지 기준 또는 관점을 생각해 보자. 1.아키텍처 설계 원칙을 지켰는가? 2.아키텍처 요건을 만족했는가? 1.아키텍처 설계 원칙을 지켰는가? 목표 시스템 주변에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관심사(conce.. 더보기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Vizend 납품 정보화사업 표준화 및 정보개발원 백업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비젠드 제품군을 납품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기능과 국내현실에 적합한 특징 그리고 비젠드만의 제품철학으로 고객의 마음을 만족시키겠습니다. 앞으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사업은 비젠드 제품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입니다.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의 정보화시스템이 더욱 발전되길 기대합니다. 비젠드 PMS 최선의 프로젝트 관리기법 PMBOK(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으로 프로젝트 전체현황을 쉽게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다양하게 지원합니다. 또한 조직의 프로세스를 표준화할 수 있는 남다른 방법을 제공합니.. 더보기
가여운 백조 누군가의 실수로 백조의 알이 오리 둥지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 알은 다른 오리 알보다 며칠 늦게 부화되었다. 알을 깨고 나와 보니 먼저 나온 오리 형들이 여럿 있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어린 백조는 형들과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형제 오리들은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막내 오리 새끼를 따돌렸다. 형제들에게 막내 오리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되었다. [이미지출처:http://a-proper-blog.blogspot.com/2011/06/ugly-duckling.html] 미운 오리 새끼는 남과 다르게 생긴 자신이 몹시 원망스러웠다. 그런 미운 오리 새끼는 형제들에 대한 미움과 서운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미운 오리 새끼는 마침내 집을 나섰다. 자신을 미워하는 형제 오리들을 더는.. 더보기
넥스트리, 그 가슴설레이는 이름... 이제는 넥스트리 라는 이름으로 척박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토양 위에 당당히 서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면서... “넥스트리소프트”의 이전 이름은 ”e-BizOn(www.e-bizon.com)”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인터넷 광풍과 함께 회사의 이름 앞에 “e”가 들어가는 것이 유행하던 시절이었습니다. ebay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때 회사가 외쳤던 슬로건은, “여러분의 e-비즈니스를 “On” 시켜드리겠습니다.” 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많이 “On”시켜드리지는 못했습니다. 초기에 회사가 로고를 여러 차례 변경했었지만 마지막 버전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당시 열 명도 안되는 회사가 무슨 수로 남의 비즈니스를 “On”시켜준다고 했을까 하는 재미나는 의구심도 듭니다. 어쨌든 그 때의 이름으로는 상.. 더보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버전(Version) 이런저런 이유로 발표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대체로 간단하게 나를 소개한 다음 발표를 시작한다. 이름, 회사, 분야, 주요 경력과 같은 내용을 소개한다. 참여하신 분들의 이해도 돕고 발표내용 관련 컨텍스트도 나누기 위해서이다. 적어도 내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전달하고 나면 발표가 한결 편하다. 다음은 자기 소개자료 페이지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다른 소개자료에는 없는 정보가 하나있다. 소개할 때 이 내용을 빼지 않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여유가 없을 경우, 이 내용은 그냥 지나친다. 그럴 경우, 발표가 끝나면 누군가는 꼭 물어온다. “아까 소개자료에 있던 Ver 4.6은 무엇을 의미하죠?” (Ver은 Version을 줄여놓은 단어이다. 우리말로 판(版)이라고 해야하나 엔지니어 동네에서.. 더보기
1인 개발자의 꿈 어느 날 갑자기, 스마트폰은 앱을 거느리고 혜성처럼 다가온다. 앱스토어 1위 개발자의 돈 번 이야기가 신문지면을 장식한다. 수익의 70%를 개발자에게 돌려준다고, 이제 개발자가 진정 실력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과거의 기업 중심의 개발 생태계를 깨고 개발자 중심의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신문들은 그렇게 대서특필한다. 개발자는 꿈에 젖어든다. 십수년 전에 선배들이 가졌던 기회를 이제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한 건만 대박을 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직의 굴레를 벗어나 개인의 자유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래서 회사문을 박차고 나가서 1인 개발자의 꿈을 향해, 알토란 같은 적금을 털어 흰색 컴퓨터를 사들고 골방으로 들어간다. 정부는 앱 개발자로서 1.. 더보기